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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놀이가 아이에게 주는 선물 아이와 함께 집 앞 놀이터에 매일같이 나가던 어느 날이었어요.그날도 늘 하던 대로 미끄럼틀을 타고, 시소도 타고, 자주 가던 자전거 트랙도 한 바퀴 돌았죠.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놀이터 구석에 있는 작은 흙밭을 발견하더니, 조심스레 그 앞에 쪼그려 앉는 거예요.“흙 만져도 돼…?”그 질문에 잠깐 멈칫했던 제 마음을 기억해요.‘옷 더러워지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보다,그걸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이 너무 맑고 반짝여서 저는 고개를 끄덕였죠.그날 이후로 놀이터는 아이에게 ‘잠깐 들르는 곳’이 되었고,흙밭은 매일매일 새롭게 탐험하는 놀이터가 되었어요.장난감도 필요 없고, 특별한 계획도 없이그저 자연 그대로를 마주한 그 공간에서아이의 감각, 호기심, 창의성, 그리고 마음이 자라나는 걸 저는 직접 봤습니다.어린이집 하.. 2025. 6. 4.
다른 육아서보다 몬테소리에 손이 갔던 진짜 이유 내가 아이들을 육아하면서 몬테소리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를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아이들 키우면서 생각나는 내용을 계속 올려보려해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말이 낯설면서도 따뜻했다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육아서들을 읽었어요.‘생후 몇 개월에 해야 할 자극’, ‘언어 폭발기에는 이렇게’, ‘훈육은 이렇게 해야 효과적’…하나같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었고,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정답을 알려줬어요.하지만 묘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책을 덮고 아이를 보면,나는 아직 준비도 안 됐고,내 아이는 책 속 ‘모범 아기’처럼 따라주지 않았거든요.그래서 자꾸만 불안해지고 조급해졌어요.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걸까? 하는 죄책감도 생기곤 했죠.그러다 우연히 몬테소리 육아서 .. 2025. 6. 3.
육아가 ‘교육’이 아니라 ‘관계’라는 걸 느낀 순간 오늘은 저희 아이들과 육아를 하면서 꾸준히 생기는 일상을 얘기보려합니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순간마다 관계는 멀어졌어요육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발달에 맞는 장난감, 언어 자극, 생활 습관, 예절 교육까지.마치 교과서를 펼치듯 하나하나 ‘가르치는 일’이 제 역할이라 생각했죠.“그렇게 하면 안 돼.”“이건 이렇게 해야지.”“지금 이건 배워야 하는 거야.”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왔어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어요.아이는 점점 저를 피하거나, 말에 반항하거나,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고저는 왜 이렇게 아이가 ‘말을 안 들을까’ 속상하기만 했어요.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몬테소리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어요.“아이를 가르치.. 2025. 6. 3.
정리정돈은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아이들에게 몬테소리 환경을 구성하게 된 계기를 얘기해보려합니다. 정리하라는 말보다,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먼저였어요“이제 정리하자!”말은 쉽지만, 아이들은 정리를 어려워합니다.저도 처음엔 아이에게 정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했죠.“한 개만 꺼내자”, “이건 여기 넣는 거야”, “치우고 놀아야지.”그런데 문제는,말을 하면 할수록 아이도 저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이에요.아이의 입장에서는 정리는 그냥 “엄마가 하라고 해서 억지로 하는 일”이었고,저는 “왜 또 안 해?”라는 마음이 점점 쌓였어요.그러던 중 몬테소리 책에서 이런 문장을 읽게 되었어요.“정리정돈은 말로 배우지 않는다.환경이 정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그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어요.정말 우리 집은.. 2025. 6. 3.
장난감보다 빨대와 국자가 더 빛나던 날 실생활 활동이 놀이가 되는 저와 저희 아이들의 경험을 적어보려합니다. 거실 가득 흩어진 장난감들.자동차, 인형, 퍼즐, 블록까지 다 꺼내놓고는정작 아이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소파에 올라가 있던 어느 날.저는 무심코 주방에서 국자를 들고 있었고,옆에 떨어져 있던 플라스틱 컵과 몇 개의 종이 빨대가 눈에 들어왔어요.그리고 뭔가에 이끌리듯아이 앞에 그것들을 톡, 하고 놓아보았죠.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아이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국자를 쥐고 컵에 빨대를 하나하나 담기 시작한 거예요.쏙쏙 들어가는 빨대에 집중하는 모습,넘치면 다시 빼고, 색깔을 나누어 정리하기까지…아무 기능도, 소리도 없는 빨대와 국자가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이 되었던 순간.저는 그날 처음으로,‘실생활 활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 2025. 6. 2.
아이의 실수에 화내기보다, 기다릴 수 있게 된 이유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인 저에게도 도움이 된 몬테소리 육아철학을 소개해볼게요. “엄마, 나도 해볼래!”어느 날 아이가 스스로 바나나를 까보겠다고 했을 때, 저는 속으로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습니다.껍질이 반쯤 찢기고, 손에 묻은 바나나를 이리저리 문지르며 결국 바닥에 떨어뜨릴 것이라는 걸요.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바나나는 땅에 떨어졌고 아이는 울먹이며 제 눈치를 봤어요.그 순간, 저는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왜 안 된다고 했어!’라고 말할 수도 있었고,‘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말할 수도 있었죠.예전의 저는, 전자를 택했을지도 몰라요.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아이의 실수에 화내기보다, 기다릴 수 있게 된 이유,그건 바로 몬테소리 육아철학 덕분이었어요. 🔸 실수는 문제일까? 기회일까?우리는 어.. 2025.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