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이가 주워 온 낙엽을 보여주며 말했어요.
“이거 색 바뀐 거 봐요. 가을이에요.”
그 한마디가 제 마음을 멈추게 했어요.
어릴 때는 나도 그랬던 것 같아요.
봄이면 꽃을 보고 설레고, 여름엔 땀 흘리며 뛰놀고,
가을엔 낙엽을 주워 모으고, 겨울엔 숨을 후- 불어 보며 웃었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날씨는 확인하지만, 계절은 잘 느끼지 못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아이는
계절을 ‘몸으로 살고’, 감성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어요.
그게 자연 속에서 노는 아이의 가장 큰 선물이더라고요.
🍂 1. 낙엽 하나로 시작된 감성 놀이
가을날 산책 중, 아이가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주웠어요.
“엄마, 이건 빨간색, 이건 노란색이에요.”
그러곤 가방에 하나씩 넣기 시작했죠.
집에 와선 도화지에 풀로 붙이고,
“이건 나무예요, 이건 강이에요” 하며
작은 작품을 완성했어요.
낙엽 하나가 놀이가 되고, 예술이 되고, 이야기로 자라났어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은 스스로 아이의 놀이감이 되었고,
그 안에서 아이는 색과 형태, 감정까지 읽어내기 시작했죠.
감성은 그렇게 시작된다는 걸 느꼈어요.
자연 속에서 자기만의 시선을 갖고,
그걸 표현해보는 경험이 감성을 키운다는 것.
🌸 2. 계절을 몸으로 기억하는 아이
봄에는 꽃을 따서 책갈피를 만들고,
여름에는 손으로 퍼낸 물을 햇볕에 말려보며
뜨거운 계절을 실감했어요.
겨울에는 손끝이 시려운 걸 느끼며
“추워서 눈이 오는 거야?” 하고 묻더라고요.
이 모든 과정은 교과서나 영상으로 배울 수 없는
‘몸의 기억’이 남는 학습이었어요.
아이는 계절을 단순히 날짜로 외우는 게 아니라
색, 냄새, 촉감, 날씨, 소리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걸 보며,
아이에게 바깥 활동은 감각 통합이자, 정서 경험이고, 생태 교육이라는 걸 절감했죠.
자연은 정말 훌륭한 교과서이자 교사더라고요.
🍃 3. 자연과 교감할수록 아이의 언어도 자라요
놀랍게도 계절 놀이를 자주 한 뒤
아이의 말이 달라졌어요.
“이 풀은 봄에 피는 거잖아.”
“오늘 공기 냄새가 가을 같아.”
“겨울이 되면 땅이 얼어서 꽃이 못 피는 거야.”
계절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언어로 드러나기 시작한 거예요.
이는 단지 말이 늘었다는 걸 넘어,
아이의 세계가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였어요.
보이는 것뿐 아니라,
느끼는 것, 변화하는 것,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는 능력이 생긴 거죠.
그걸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감수성,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성도 자라나는 걸 느꼈어요.
마무리하며,,,
계절은 멀리 있지 않아요.
아이의 손에 쥐어진 낙엽 한 장,
비 맞은 신발 한 켤레,
바람 따라 날리는 꽃잎 한 조각 속에 있죠.
그걸 느낄 수 있는 아이는
세상의 작고 아름다운 변화에 감동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돼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그 아이가 그 계절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조금 더 자연 속으로 걸어 나가 보는 거예요.
다음 주말엔 낙엽 몇 장 들고
아이와 함께 추억을 붙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 한 장이 아이 마음속 계절을 오래도록 물들일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