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들을 육아하면서 몬테소리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를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생각나는 내용을 계속 올려보려해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말이 낯설면서도 따뜻했다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육아서들을 읽었어요.
‘생후 몇 개월에 해야 할 자극’, ‘언어 폭발기에는 이렇게’, ‘훈육은 이렇게 해야 효과적’…
하나같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었고,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정답을 알려줬어요.
하지만 묘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책을 덮고 아이를 보면,
나는 아직 준비도 안 됐고,
내 아이는 책 속 ‘모범 아기’처럼 따라주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자꾸만 불안해지고 조급해졌어요.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닌 걸까? 하는 죄책감도 생기곤 했죠.
그러다 우연히 몬테소리 육아서 한 권을 읽게 됐어요.
그 안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어요.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그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마음 한가운데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올라왔어요.
지금까지 나는 아이에게 ‘잘 자라는 법’을 알려주려고만 했지,
이 아이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존재’라는 걸 믿어본 적이 있었나 싶었어요.
몬테소리는 ‘존중’에서 출발하는 철학이었어요.
아이가 뭘 잘하든 못하든, 먼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게 모든 육아의 시작이라는 말에
처음으로 “맞아, 나도 이런 육아를 원했어.”라고 공감하게 되었어요.
ㅁㅎㄴ완벽하지 않아도, 조용히 기다려주는 방식이 내 마음을 끌었다
저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어요.
육아를 할 때도 무의식중에 ‘정답’을 찾고,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까 계속 확인하곤 했죠.
아이와 하루를 보내는 중에도 늘 무언가를 ‘더 잘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이 생각은 결국 나를 지치게 하고,
아이에게도 과하게 개입하거나 통제하려는 방식으로 흘러갔어요.
몬테소리를 만나면서 놀랐던 건,
이 교육 철학이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점이었어요.
아이의 실수를 정정하기보다 그 실수를 관찰의 기회로 삼고,
모든 행동에는 의미가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몬테소리 교사나 부모가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이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이라는 점이었어요.
“도와주되, 대신하지 말 것.
기다려주되, 방치하지 말 것.”
이 균형감 있는 태도는 제 마음을 깊이 울렸어요.
육아를 하면서 늘 ‘더 뭘 해야 하지?’라는 압박을 느끼던 제게
‘가만히 있는 것도 하나의 돌봄’이 될 수 있다는 말은
마치 허락처럼 느껴졌어요.
몬테소리는 소리치지 않고 조용히 아이를 이끄는 방식이었어요.
그 조용함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주는 철학.
저 같은 ‘덜어내고 싶은 엄마’에게 꼭 맞는 길이었어요.
나의 철학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육아 방식
몬테소리를 만나기 전에도
저는 평소에 이런 생각을 자주 했어요.
아이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하고 싶다.
강요하지 않는 부모가 되고 싶다.
내 삶과 아이의 삶이 무리 없이 함께 가길 원한다.
하지만 현실 육아는 쉽지 않았죠.
아이 중심으로 모든 걸 맞추다 보면 내 시간은 사라지고,
나의 가치관과 일상은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어요.
그런데 몬테소리는 달랐어요.
이 철학은 아이를 위한 교육이면서도
부모의 삶과도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실생활 활동을 중심으로 한 놀이 방식은
아이가 주방에서 국자질을 하거나,
빨래를 개고,
책을 정리하는 ‘생활’ 자체가 교육이 된다는 철학이잖아요.
그건 ‘내가 평소 하던 삶’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었어요.
아이를 위한 시간을 따로 만들 필요 없이,
내 삶의 일부 안에서 함께 배우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구조.
이 방식은 저에게 큰 해방감을 주었어요.
육아와 삶을 분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내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아도
아이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게 몬테소리를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마무리하며,,,
나답게, 아이답게 자라기 위한 선택
다른 육아서들이 ‘이렇게 해야 아이가 잘 자란다’는
방법을 제시해줬다면,
몬테소리는 조용히 말해줬어요.
“당신도 괜찮고, 아이도 괜찮다.
가르치려 하기보다, 함께 자라라.”
그 철학은 제 성향과 너무 잘 맞았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커갈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제가 몬테소리에 손이 갔던 진짜 이유였어요.
육아를 잘하고 싶은 욕심보다
‘아이와 나, 모두에게 따뜻한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
그 바람이 몬테소리와 연결되면서
지금의 육아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나답게 채워지고 있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