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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교육’이 아니라 ‘관계’라는 걸 느낀 순간

by 사랑스런안이맘 2025. 6. 3.

오늘은 저희 아이들과 육아를 하면서 꾸준히 생기는 일상을 얘기보려합니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순간마다 관계는 멀어졌어요

육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발달에 맞는 장난감, 언어 자극, 생활 습관, 예절 교육까지.
마치 교과서를 펼치듯 하나하나 ‘가르치는 일’이 제 역할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하면 안 돼.”
“이건 이렇게 해야지.”
“지금 이건 배워야 하는 거야.”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왔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이는 점점 저를 피하거나, 말에 반항하거나,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고
저는 왜 이렇게 아이가 ‘말을 안 들을까’ 속상하기만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몬테소리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어요.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자라는 것.
그것이 진짜 교육이다.”

이 문장을 읽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아이를 하나의 ‘배워야 할 존재’로만 대했던 건 아닐까?
늘 가르치려고만 했지, 아이가 진짜 어떤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는지… 함께 느끼려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어요.

몬테소리 철학은 부모의 역할을 '교사'가 아닌
관계 맺는 존재,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설명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육아는 교육 이전에 관계라는 걸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몬테소리 성장기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몬테소리 성장기

 

아이의 눈높이에 서보니, 나도 성장하고 있었어요

몬테소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관찰’입니다.
가르치기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아이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죠.

저는 어느 날 아이가 옷을 입다가 자꾸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예전처럼 “엄마가 해줄게”라고 말하려다 문득 멈췄어요.
그리고 그냥 지켜봤어요.
자꾸 소매를 반대로 넣고, 뒤집어서 입고…
그 과정이 느리고 서툴렀지만,
결국은 스스로 입는 데 성공했을 때의 그 얼굴!

그 순간 느꼈어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지시’가 아니라 ‘존중’이구나.
그리고 저도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었어요.

내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무언가를 대신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해왔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잘 해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

몬테소리 육아는 아이만 배우는 교육이 아니에요.
부모가 아이를 통해, 나의 부족함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배우는 여정이에요.

그제서야 육아가 훨씬 덜 힘들어졌어요.
아이를 변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내가 아이와 함께 변화해가는 존재로 느끼게 되니까요.

 

 

함께 웃고, 함께 멈추는 순간들이 곧 교육이었어요

어느 날은 아이가 국자로 물을 푸고 붓는 놀이에 빠졌어요.
주방 바닥이 다 젖고, 물통은 넘치고, 옷은 흠뻑 젖었죠.
예전 같았으면 “그만 좀 해!”라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날은 그냥 앉아서 바라보다가,
같이 국자 하나를 더 들고 옆에서 물을 푸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아이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엄마도 물 놀이 좋아해요?”

그 순간 마음이 뭉클했어요.
그건 놀이가 아니라 관계의 순간이었거든요.
아이는 ‘엄마도 나랑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통해
정서적으로 연결되었고,
저 역시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교육’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몬테소리는 말합니다.

“아이의 내면은 준비된 관계 안에서 피어난다.”
“교육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흐름이다.”

그렇기에 아이가 기뻐할 때 같이 기뻐하고,
실수했을 때 먼저 멈춰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주는 것,
그게 바로 몬테소리식 관계 중심의 육아입니다.

단지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게 진짜 교육이고,
아이와 부모가 평생 함께 자라나는 성장기의 본질이라는 걸
매일 느끼고 있어요.

 

마무리하며,,,

아이와 나는 서로의 교사예요
육아가 처음엔 ‘가르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함께 배우는 관계’라는 걸 마음 깊이 느끼고 있어요.

내가 아이에게 인내를 가르치려다
오히려 인내를 배우고,
아이에게 감정을 조절하라 말하다가
내 감정부터 돌아보게 되는 나날들.

이게 바로 몬테소리식 성장기의 진짜 얼굴 아닐까요?

아이도 자라고, 나도 자라고,
함께 배우고, 함께 웃는 이 시간들이
그 어떤 지식보다 소중하다는 걸
오늘도 깨닫습니다.

교육이 아니라, 관계였어요.
그리고 그 관계 안에서,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