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희 아이들과 육아를 하면서 꾸준히 생기는 일상을 얘기보려합니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순간마다 관계는 멀어졌어요
육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발달에 맞는 장난감, 언어 자극, 생활 습관, 예절 교육까지.
마치 교과서를 펼치듯 하나하나 ‘가르치는 일’이 제 역할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하면 안 돼.”
“이건 이렇게 해야지.”
“지금 이건 배워야 하는 거야.”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왔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이는 점점 저를 피하거나, 말에 반항하거나,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고
저는 왜 이렇게 아이가 ‘말을 안 들을까’ 속상하기만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몬테소리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어요.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자라는 것.
그것이 진짜 교육이다.”
이 문장을 읽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어요.
지금까지 나는 아이를 하나의 ‘배워야 할 존재’로만 대했던 건 아닐까?
늘 가르치려고만 했지, 아이가 진짜 어떤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는지… 함께 느끼려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어요.
몬테소리 철학은 부모의 역할을 '교사'가 아닌
관계 맺는 존재,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설명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육아는 교육 이전에 관계라는 걸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아이의 눈높이에 서보니, 나도 성장하고 있었어요
몬테소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관찰’입니다.
가르치기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아이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죠.
저는 어느 날 아이가 옷을 입다가 자꾸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예전처럼 “엄마가 해줄게”라고 말하려다 문득 멈췄어요.
그리고 그냥 지켜봤어요.
자꾸 소매를 반대로 넣고, 뒤집어서 입고…
그 과정이 느리고 서툴렀지만,
결국은 스스로 입는 데 성공했을 때의 그 얼굴!
그 순간 느꼈어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지시’가 아니라 ‘존중’이구나.
그리고 저도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었어요.
내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무언가를 대신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해왔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잘 해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
몬테소리 육아는 아이만 배우는 교육이 아니에요.
부모가 아이를 통해, 나의 부족함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배우는 여정이에요.
그제서야 육아가 훨씬 덜 힘들어졌어요.
아이를 변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내가 아이와 함께 변화해가는 존재로 느끼게 되니까요.
함께 웃고, 함께 멈추는 순간들이 곧 교육이었어요
어느 날은 아이가 국자로 물을 푸고 붓는 놀이에 빠졌어요.
주방 바닥이 다 젖고, 물통은 넘치고, 옷은 흠뻑 젖었죠.
예전 같았으면 “그만 좀 해!”라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날은 그냥 앉아서 바라보다가,
같이 국자 하나를 더 들고 옆에서 물을 푸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아이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엄마도 물 놀이 좋아해요?”
그 순간 마음이 뭉클했어요.
그건 놀이가 아니라 관계의 순간이었거든요.
아이는 ‘엄마도 나랑 같은 것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통해
정서적으로 연결되었고,
저 역시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교육’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몬테소리는 말합니다.
“아이의 내면은 준비된 관계 안에서 피어난다.”
“교육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흐름이다.”
그렇기에 아이가 기뻐할 때 같이 기뻐하고,
실수했을 때 먼저 멈춰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주는 것,
그게 바로 몬테소리식 관계 중심의 육아입니다.
단지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게 진짜 교육이고,
아이와 부모가 평생 함께 자라나는 성장기의 본질이라는 걸
매일 느끼고 있어요.
마무리하며,,,
아이와 나는 서로의 교사예요
육아가 처음엔 ‘가르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함께 배우는 관계’라는 걸 마음 깊이 느끼고 있어요.
내가 아이에게 인내를 가르치려다
오히려 인내를 배우고,
아이에게 감정을 조절하라 말하다가
내 감정부터 돌아보게 되는 나날들.
이게 바로 몬테소리식 성장기의 진짜 얼굴 아닐까요?
아이도 자라고, 나도 자라고,
함께 배우고, 함께 웃는 이 시간들이
그 어떤 지식보다 소중하다는 걸
오늘도 깨닫습니다.
교육이 아니라, 관계였어요.
그리고 그 관계 안에서,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