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인 저에게도 도움이 된 몬테소리 육아철학을 소개해볼게요.
“엄마, 나도 해볼래!”
어느 날 아이가 스스로 바나나를 까보겠다고 했을 때, 저는 속으로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습니다.
껍질이 반쯤 찢기고, 손에 묻은 바나나를 이리저리 문지르며 결국 바닥에 떨어뜨릴 것이라는 걸요.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바나나는 땅에 떨어졌고 아이는 울먹이며 제 눈치를 봤어요.
그 순간, 저는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왜 안 된다고 했어!’라고 말할 수도 있었고,
‘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말할 수도 있었죠.
예전의 저는, 전자를 택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아이의 실수에 화내기보다, 기다릴 수 있게 된 이유,
그건 바로 몬테소리 육아철학 덕분이었어요.
🔸 실수는 문제일까? 기회일까?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실수는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틀리지 않아야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고, 실수하면 혼나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몬테소리 철학은 정반대예요.
실수는 배움의 일부이며,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아이에게 실수를 허용하지 않으면,
아이는 ‘해보는 용기’를 잃게 됩니다.
실수를 무서워하게 되면,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되기 쉬워요.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실수를 막는 게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 기다린다는 건, 신뢰한다는 것
어느 날, 아이가 물을 컵에 따르겠다고 했어요.
사실 말이 컵이지, 아이 손엔 주전자고, 결과는 눈앞에 보였죠.
하지만 저는 멈추지 않았어요.
흘리고, 닦고, 또 흘리고…
한참이 지난 후, 아이는 결국 조금의 물을 컵에 담는 데 성공했어요.
그리고 저를 향해 외쳤죠.
“엄마, 나 진짜 혼자 했어!!”
그 순간, 저는 진심으로 감탄했어요.
단지 컵에 물을 따른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아이의 집중과 의지를 보았기 때문이죠.
그날 깨달았어요.
기다려준다는 건 단순히 인내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믿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는 걸요.
🔸 화내는 순간, 아이는 배움을 놓쳐요
육아를 하면서 실수를 보면 본능처럼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아, 그러니까 엄마가 하지 말랬잖아!”
“왜 이렇게 덜렁대니!”
“다시 하려면 시간 오래 걸리잖아!”
그 말들 속에는 사실 부모의 피로와 불안, 그리고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담겨 있더라고요.
저 역시 수없이 그런 말들을 해봤어요. 그리고 매번 후회했죠.
하지만 아이는, 실수한 상황보다 부모의 반응을 더 깊이 기억해요.
결국 배움보다 더 크게 남는 건 “나는 혼나니까 안 해야지”라는 두려움이 돼버리는 거예요.
몬테소리에서는 “실수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라”고 말해요.
그 말 한마디에 저는 아이의 실수를 '가르칠 기회’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요.
🔸 나도 아이처럼 실수하면서 배우는 중이에요
육아는 늘 ‘정답 없음’의 연속이죠.
오늘은 잘 참았지만, 내일은 버럭 화를 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나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예요.
저 역시 몬테소리를 알기 전엔 실수를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만 여겼고,
아이의 행동이 나의 실패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색연필을 마구 섞어서 정리했어요.
예전 같으면 “그거 다 엉망이야” 했을 일이지만,
그날은 그냥 물었어요.
“왜 이렇게 정리했어?”
아이의 대답은 단순했어요.
“이게 더 예뻐서.”
순간 웃음이 났어요.
제가 보지 못한 색깔을 아이는 보고 있었던 거예요.
실수가 아니라, 다르게 보는 시선이었던 거죠.
그날 이후, 저는 실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져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어요.
🔸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비난 없는 시간’
실수를 했을 때 혼나지 않는 경험,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
누군가 조용히 지켜봐주는 응원…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는 자신감을 키우고,
나중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더라고요.
그건 멋진 외국어를 배우거나, 뛰어난 재능을 키우는 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힘이었어요.
마무리하며,,,
아이가 오늘 실수했나요?
그 실수 앞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했나요?
‘왜 자꾸 이래’라는 말이 떠올랐다면,
잠깐 숨을 쉬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괜찮아, 다시 해보자.”
그 말 한마디가,
아이가 스스로를 믿는 힘이 되고
부모인 나를 성장시키는 따뜻한 다리가 되어줄 거예요.
아이도, 부모도
실수하면서 배우는 중이니까요.
서툴러도 괜찮아요.
우리는 지금, 함께 자라는 중이니까요. 🌱